신정환, 고소인과 전격 합의..그러나 '처벌가능성' 여전히 남아


  • 댕기열 파문의 주인공 신정환을 사기혐의로 고소했던 60대 남성이 돌연 '소 취하'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서울 중부경찰서 측은 18일 "고소인 김OO씨의 대리인이 전날 경찰서로 찾아와 '고소 취소장'을 제출했다"면서 "현재 '소 취하'를 하게 된 경위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 취소장'은 사업체를 운영 중인 고소인을 대신해 회사 직원이 접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당사자로부터 전후 사정을 듣지 못한 경찰은 다음 주경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직접 불러 자세한 경위를 물을 예정이다.

    고소인 김씨가 소 취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언론에선 '신정환의 사기혐의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될 전망'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경찰은 고소 취하 여부와 관계없이 계속 수사를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아직 사건 당사자의 의견도 제대로 듣지 못했을 뿐더러, 사기 사건은 '친고죄'나 '반의사 불벌죄'와는 달리,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하더라도 수사 결과에 따라 처벌 여부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박삼현 수사과장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신정환을 고소한 사실이 있으나 부득히 이 사건 고소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소 취하서가 접수된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공소권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 과장은 "일단 사기 사건이 접수됐으면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는 무관하게 수사가 진행된다"면서 "따라서 고소 취소가 참작은 되겠지만 혐의 내역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기소 의견으로 송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건마다 성격이 다 다른데요. 이번처럼 고소인이 소 취하서를 제출할시엔 나중에 피고소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고소인은 처음엔 피고소인을 처벌해달라고 오셨는데 지금은 입장이 180도 바뀌셨죠. 우선 '고소 취소장'을 제출하게 된 경위를 밝히는 일이 급선무라고 보여집니다.


    박 과장은 소환 조사 시기를 묻는 질문엔 "신정환씨 측에서 좀 여유 있게 시간을 두고 나왔으면 하는 의사를 밝혔다"면서 소환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김씨 부부, 신정환과 전격 합의한 이유는?

    2010년 3월 '아들의 연예인 데뷔를 도와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아간 신정환이 수년째 약속을 지키지 않자 신정환을 사기 혐의로 고소한 김씨 부부.

    이OO(62·여)씨는 가수를 꿈꾸던 아들을 위해 당시 연예가에서 막강한 위력을 과시하던 신정환을 만나 앨범 제작 및 데뷔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했다. 당시 현금으로 2,000만원을 건네고, 나중에 계좌이체로 8,000만원을 추가 지급한 이씨는 신정환으로부터 "아드님을 모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몇 달 뒤 해외원정도박 사건이 터지면서 신정환은 잠수를 탔고 이 약속은 끝내 지켜지지 않았다.

    수년째 속앓이를 해오던 이씨는 틈만 나면 신정환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 이행 여부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지금은 사정이 어려우니 도와드릴 수 없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것.

    결국 이씨는 신정환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지난달 19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남편 김씨와 함께 고소장을 제출한 이씨는 신정환에 대한 강도 높을 처벌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사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또 다시 신정환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자 잠자코 있던 신정환이 직접 해명에 나섰다.

    16일 언론 보도를 접한 신정환은 다음날 곧바로 김씨 부부를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신정환은 화가 나 있는 김씨와 이씨에게 저간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1억원을 갚겠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정환으로부터 직접 사정을 전해듣고 사과를 받은 김씨 부부는 마음을 돌이켜 '신정환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고소 취소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환 측에 따르면 당시 신정환은 알려진 것보다 조금 많은 1억 2,500만 원을 모친 이모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1억원은 아들 김OO군의 앨범 진행비로 사용했고 나머지 2,500만원은 제작비로 썼다는 게 신정환 측의 주장.

    실제로 신정환은 가수 지망생이었던 김군의 싱글 앨범까지 제작한 상태였으나 2010년 9월 해외원정 도박 사건이 불거지고 김군이 군입대를 하면서 모든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