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훈 병원장, 위축소 수술·천공발생 의혹 전면 부인9시간 경찰 조사 마치고 귀가..유족과 상반된 진술 펼쳐


  • 故 신해철의 미망인 윤원희씨로부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피속된 서울 스카이병원의 강세훈 원장이 그동안 자신에게 제기된 의료사고 의혹을 전면 부인해 주목된다.

    강세훈 원장은 지난 9일 오후 2시 45분경 서울송파경찰서에 변호사와 함께 출두, 약 9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자정 무렵 귀가했다.

    이날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에 모습을 비친 강 원장은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강 원장은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튿날 강 원장을 상대로 진술 조사를 벌인 경찰의 얘기는 달랐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강 원장은 이날 '위축소 수술 의혹'과 '소장 천공 발생', '미음 섭취 지시' 등 故 신해철의 유족 측에서 주장한 모든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제가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며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던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취한 것.

    강 원장은 "위와 장이 유착된 것을 분리하는 박리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위벽이 약화됐다"면서 "이에 약해진 부분을 접는 '위벽강화 수술'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축소 수술의 의미가 '비만수술'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위벽 일부를 접는 '위벽강화술'과, 위 용적을 줄이는 수술은 엄밀히 말해 같은 형태의 수술이라는 게 강 원장의 주장.

    강 원장은 "위벽강화술과 위용적 축소술은 영어로도 똑같이 표기한다"며 "당시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위벽강화술을 실시한 것이지, 비만 관리 차원에서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송파경찰서 관계자


    또 강 원장은 "故 신해철과 아내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한 사실이 없다"며 "분명히 수술 전에 (고인에게)설명을 했고, 동의서도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음 섭취 지시 여부에 대해서도 강 원장은 "고인에게 금식을 지시했다"면서 "예전 2009년과 2012년에도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면서 (신해철이)장 수술 직후 금식을 해야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일련의 주장은 그동안 유족 측이 거론했던 얘기들과 180도 다른 진술이다.

    유족 측은 일부 매체와의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고인은 스카이병원 의료진으로부터 동의도 하지 않은 위축소 수술을 받았고 수술 직후 극심한 복통을 호소했지만, 당시 주치의는 진통제 처방 외에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신해철이 퇴원 절차를 밟을 당시, 주치의는 '미음이나 죽, 밥 등의 순으로 먹어도 된다는 말을 했었다'며 사전에 금식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남편이 수술을 받은 다음날 아침 주치의가 저와 남편에게 수술 경위를 설명한다며 수술 영상과 사진을 보여줬는데, 수술 마지막에 위를 접어서 축소하는 수술을 했다는 거예요. 우리는 수술 동의를 한 적도 없고 사전에 설명을 들은 적도, 그 수술에 서명을 한 적도 없어 거세게 항의를 했어요.

          - 미망인 윤원희씨의 인터뷰 중에서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복강경 수술을 받은 후 신해철은 줄곧 복통과 고열을 호소했는데, 강세훈 원장은 "수술은 잘됐다"면서 "개복하지 않아서 회복이 빠를테니 미음이나 주스 등 액상으로 된 음식은 먹어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 신해철의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 김재형 이사

  • 이외에도 강세훈 원장은 "고인의 심막에 발생한 천공은 장 협착이나 위벽강화 수술 때문에 발생한 게 아니라, 그 후에 발생한 것"이라며 "어떤 이유로 천공이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히는 등, 유가족의 주장과 시종 대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낭 천공은 장 협착 수술 이후에 발생했다.

    고인에게 금식을 지시했다.

    위벽강화술을 하기 전 가족에게 동의를 구했고 동의서까지 작성했다.


    강 원장의 진술 내용을 종합해보면 그는 고인의 사망 원인이 되는 그 어떠한 시술이나 처방도 하지 않은 셈이 된다.

    ◈ 진실의 종은 누구에게?

    앞서 고인의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는 "심막에 발생한 천공, 즉 악화된 심낭염이 패혈증 감염을 일으키고, 심정지를 유도한 직접적인 사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 천공이 언제, 무엇에 의해 발생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이번 수사의 최대 관건이다.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분원에서 공식 브리핑을 갖고, "심장을 싸고 있는 이중막에서 0.3cm 크기의 천공이 발견됐다"면서 "이 천공은 자연발생이 아닌, 수술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는 신해철이 1차 수술을 담당했던 병원 측의 '의료 과실'로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스카이병원이 장 협착 수술 도중 소장을 잘못 건드려 천공이 발생한 것이라면 고인의 사망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이 병원과 '집도의'에게 있다. 물론 천공이 수술하기 이전에 '자연 발생'했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소장에 생긴 천공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장 협착 수술만 진행했다는 점에서 업무상 과실 혐의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신해철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지금까지 스카이병원의 강세훈 원장, 수술실 간호사 2명, 병상간호사 4명 등 총 7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상황에 따라 미망인 윤씨의 소환 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부검 결과가 나오는대로 대한의사협회 측에 감정을 의뢰할 계획이다.



  • 가수 신해철은 정말 의료사고 때문에 목숨을 잃은걸까?

    끝까지 "아니오"로 일관하는 병원장과, "억울하다"며 하소연하고 있는 유가족 측. 지금으로선 '누구의 말이 옳다'고,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외칠 수는 없다.

    다만 국과수의 1차 부검 결과와 유족 측 주장이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대적으로 강세훈 원장이 지극히 불리한 입장에 놓인 것은 사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는 이번 주 내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과연 누군가의 억울함이 해소되는 결과가 나올지, 아니면 정반대의 결과가 초래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