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성폭행 사건 이면에 도사린 조직폭력배의 세계
  •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6시 28분께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지만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중인 것을 감안해 시간을 변경했다.   ⓒ 정상윤 기자
    ▲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6시 28분께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지만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중인 것을 감안해 시간을 변경했다. ⓒ 정상윤 기자


    박유천 협박한 '일식식구파' 황씨‥
    알고보니 경기북부 최대 토착조폭


    가수 박유천 성폭행 혐의 수사가 반환점을 돌아 이제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달 10일 유흥업소 여종업원 A씨의 고소로 촉발된 이 사건은 5일 뒤 당사자가 소취하서를 제출하며 수그러질 기미를 보이다 16~17일 연속해서 3명의 여성이 피해 신고를 하면서 재점화됐다.

    그동안 경찰은 고소인 4명과 고소인 측근 들을 모두 불러 사건 당시의 상황과 당사자들의 행적을 집중 수사했다. 이 과정에서 '조폭 개입설' 등 갖가지 의혹들이 불거지자 경찰은 피의자(박유천) 측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고소인들이 몸 담았던 유흥주점 4곳도 압수수색, 성매매나 조폭과의 연계 가능성 등을 샅샅이 수사했다.

    마지막으로 경찰은 지난달 30일 피고소인인 박유천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장장 8시간 동안 혐의 여부를 캐는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박유천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한 경찰은 일주일 내로 A씨의 하의 속옷에 묻은 '남성의 DNA'가 박유천의 것과 일치하는지를 밝혀낼 방침이다.

    만일 속옷에서 검출된 DNA가 박유천의 것이 맞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박유천과 A씨의 성관계가 실제로 있었음을 의미, 차후 성매매나 성폭행 여부를 가리는데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박유천은 알려진 것처럼 자신이 가해자가 아니라, 도리어 피해자라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박유천은 A씨가 고소장을 제출하기에 앞서 남자친구 B씨와 사촌오빠로 알려진 황OO씨 등을 통해 자신들에게 공갈·협박을 가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와 관련, 박유천과 소속사(씨제스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백창주씨는 지난달 20일 A씨 등 3명을 무고 및 공갈 혐의로 고소하는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백씨는 대형 폭력조직 '양은이파'의 핵심 간부 출신인 백OO씨의 아들로 잘 알려진 인물.

    고소장에 따르면 황씨는 사건 발생일 이후부터 씨제스엔터 측에 "합의금을 10억원에서 5억원으로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하고, 양측간 협상테이블에서도 대화를 주도하는 등 고소 직전까지 A씨의 대리인 역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고소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한 백창주 대표는 진술 조사 과정에서 황씨와 소속사 관계자가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을 담당 수사관에게 무고죄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 파일에는 황씨가 씨제스엔터 관계자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며 거액을 요구하는 발언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유천이 A씨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맞지만 결코 성폭행이 아니었고, 사실은 A씨 일행이 금품을 노리고 허위 고소를 한 사건이라는 게 박유천 측이 내세우는 반박 논리다.

    경찰은 이같은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배후 인물로 지목된 A씨의 남자친구와 황씨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이들이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관련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경찰은 체포영장을 신청해 두 사람을 강제 구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에 따르면 황씨는 경기 북부 지역 최대 폭력조직으로 알려진 '일산식구파'의 행동대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산식구파는 90년대 후반 지역 토착조직인 일산파와 원당파, 인덕파 등이 통폐합 돼 생겨난 중대형 폭력조직으로, 유흥업소 여종업원 공급권과 도박 하우스 운영, 공사 현장 이권 등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고소인들과 황씨가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업소를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여종업원들의 특성상 황씨가 관리하는 업소에서도 이들이 종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이들의 연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이들이 서로를 잘 아는 '지인 관계'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번 사건의 배후 인물이 황씨일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는 게 경찰 소식통의 전언이다.

  •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6시 28분께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지만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중인 것을 감안해 시간을 변경했다.   ⓒ 정상윤 기자
    ▲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JYJ의 박유천이 30일 오후 6시 28분께 강남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유천은 이날 오전 10시 출석 예정이었지만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중인 것을 감안해 시간을 변경했다.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