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사업가 이주노, 성추행·사기 사건으로 '나락'
  • ▲ 지난 8월 24일 억대 사기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이주노(이상우)가 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   ⓒ 뉴시스
    ▲ 지난 8월 24일 억대 사기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수 이주노(이상우)가 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 ⓒ 뉴시스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사업가 이주노(이상우·49)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법정에 출두,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룹 해체 이후 '영턱스클럽'을 프로듀싱하며 가수·음반 제작자로 나섰던 이주노는 연이은 사업 실패로 40억원의 빚을 지면서 2012년 12월 서울중앙지법에서 파산 선고까지 받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후 재기를 꿈꾸며 천안에 '돌잔치 전문홀'을 개업했지만 지인들에게 빌렸던 돈을 갚지 못해 피소되면서, 이주노는 본인 스스로 '과거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안타까운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두한 이주노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와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채무 변제를 완료했다는 말은 하지 않아, 여전히 고소인들에게 갚아야 할 빚이 남아 있는 상황임을 암시했다.

    이날 변호인은 현재 피고인이 또 다른 사건(성추행)에 연루돼 검찰 '기소'를 앞두고 있는 상태임을 설명하며 오는 7일 기소될 예정인 성추행 혐의 사건과 이번 사기 혐의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 줄 것을 재판부에 당부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26일로 차기 공판 기일을 지정, 이날 두 가지 사건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6차례 공판서 "빚 갚겠다" 공언..그러나


    이날 7번째로 열린 공판에 5분 정도 지각한 이주노는 소문난 멋쟁이답게 세련된 댄디룩으로 등장, 눈길을 끌었다.

    커다른 '링 귀고리'를 착용하고, 갈색 면바지에 하늘색 와이셔츠를 걸친 이주노는 형사 사건에 휘말린 피고인으로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준수한 패션을 과시했다.

    이주노는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국내 최초로 '마스크 패션'을 선보이는 등 한때 유행을 선도하는 패셔니스타로 군림한 바 있다.

    그러나 화려한 옷차림도 '수심이 가득한' 이주노의 표정 만큼은 가릴 수 없었다. 이주노는 취재진이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도 애써 고개를 외면하며 최대한 접촉을 피하려는 인상을 심어줬다.

    경·검찰 측에 따르면 이주노는 천안에 '돌잔치 전문홀'을 개업한다는 명목으로 2013년 1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지인 최OO씨와 변OO씨에게서 총 1억 6,5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주노는 "며칠 안으로 바로 갚겠다"며 돈을 빌렸으나 기소 직전까지 변제를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주노가 당시 다른 투자자들로부터 수억원의 창업비를 빌린 상태라 변제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간주,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 역시 이주노에게 사기혐의가 짙다고 판단해 지난해 11월 27일 공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열린 6번의 공판에서 이주노는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 측과 합의할 의사가 있고 변제할 능력과 계획이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도 여전히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향후 전망을 어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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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26일 '1억대 사기 사건'과 함께 진행되는 '성추행 사건'은 4개월 전 서울 이태원의 OO클럽에서 발생한 사건.

    지난 6월 25일 당시 OO클럽에서 여흥을 즐기던 이주노는 디자이너 양OO(29)씨와 직장인 박OO(29)씨를 뒤에서 끌어안고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면서 하체를 밀착시키는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주노는 "당시 술에 취해 넘어지면서 여성들과 부딪힌 것은 기억이 나지만, 강제 추행을 했다는 기억은 없다"면서 고소인들의 주장 일체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 서울 용산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5일 오전 4시경 서울 이태원의 모 클럽에서 가수 이주노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신고가 접수돼 4시 16분경 현장에 도착했으나 이주노는 이미 자리를 빠져 나간 뒤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건 당시 목격자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성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이들은 없지만, 피해 여성들이 나중에 클럽 종업원에게 '이주노를 밖으로 내보내달라'고 항의를 한 사실은 있다"고 전했다.

    고소인의 진술을 토대로 이주노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지난 7월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송치했고, 검찰은 오는 7일 해당 사건을 형사 재판에 회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가수 이주노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
    ▲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가수 이주노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