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배·경대수 설 연휴 직후 뒤이을 듯 "한두 명씩 탈당 계속될 것"
  • ▲ 새누리당을 탈당한 박순자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새누리당을 탈당한 박순자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중앙당사에서 입당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박순자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이로써 새누리당의 의석 수는 96석으로 줄었으며, 바른정당의 의석 수는 31석이 됐다.

    인적 청산이 미진한 수준으로 마무리되고,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영입 가능성도 희박해짐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의 후속 탈당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그 탈당의 형태는 지난달 27일 현역 의원 29명 집단 탈당의 형식처럼 되지 않고, 1~2명씩 꾸준히 탈당 행렬을 이어가는 '살라미 전술'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경기도 안산 단원구가 지역구인 3선 박순자 의원은 23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박순자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현판식에 뒤이은 창당준비위원회의에 참석해 "민정당 청년당원으로 입당해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흔들림도 없이 새누리당을 위해 그 누구보다 깊은 애당심으로 최선을 다해왔다"며 "보수정당의 자갈밭이라는 안산에서 보수의 깃발을 꼽기 위해 젊음을 다 바쳤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평생의 가치인 공정의 정치, 정의의 정치, 희망의 정치를 실천하고자 바른정당 입당을 결정했다"며 "바른정당의 선배 동료 의원들과 함께 낡고 부패한 어제와 다른 새로운 대한민국, 안정된 대한민국과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순자 의원은 경기도의원을 거쳐 17·18·20대 총선에서 당선된 3선 의원이다. 범보수 진영의 험지인 경기 안산 단원에서 새누리당 공천으로 20대 총선에서 당선돼 주목을 끌었지만, 이날 결국 탈당을 단행했다.

    바른정당 정병국 중앙당창당준비위원장은 박순자 의원의 합류에 대해 "정말 환영한다"며 "박순자 의원의 큰 뜻을 우리 바른정당이 제대로 받들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작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바른정당은 오늘 당사에 입주식을 했다"며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의원 여러분이 온다고 하면 이 자리 모든 것을 내어드릴테니,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서 바른정당으로 오길 바란다"고 구애의 손짓을 했다.

    비단 정병국 위원장의 유도가 없더라도 후속 탈당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권 안팎의 관측이다.

    후속 탈당의 흐름은 크게 봐서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양분돼 있다. 이 중 양측의 선두 주자 격인 박덕흠 의원(재선·충북 보은영동옥천괴산)과 홍철호 의원(재선·경기 김포을)은 거의 탈당을 결단한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에서는 설 전에 '선도 탈당'할 것으로 알려진 박덕흠 의원의 뒤를 이어, 이종배 의원(재선·충북 충주)과 경대수 의원(재선·충북 진천증평음성)이 설 연휴 기간 중 지역민과 당원들을 상대로 탈당의 정당성을 알린 뒤 설 직후 탈당한다.

    충남에서는 "설 연휴가 끝난 뒤 반기문 총장을 돕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공언한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필두로 이명수·성일종·박찬우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도권에서는 지난달 27일 집단탈당 합류를 일단 보류했던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나경원 의원 등이 재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엿보인다.

    특히 지난달 20일 여의도 모 중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주재하면서 이른바 '외백의 맹약'을 이끌어내 집단 탈당의 불씨를 당겼던 심재철 부의장은 오는 25일 새누리당에 잔류한 비박계 의원들의 오찬 회동을 재차 주재할 것으로 알려져 이 자리에서의 결론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 후속 탈당이 이어지는 것은 변수가 아닌 상수이지만, 집단 탈당이 다시 일어날 추동력은 없다"며 "한두 명씩 개별적으로 탈당할 것이고, 그 행선지도 바른정당이 될지 '마포 반기문 캠프'에 직접 합류할지 미지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