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대기업·중소기업 임금격차 줄여 청년일자리 늘려야"노동개혁 "노동시장 유연화 위해서는 사회적 대타협 필요"
  • 《KBS특별기획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①[정치·정당] "우리나라는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
    ②[경제·노동] "노동개혁, 노사정위보다 대통령이 직접"
    ③[외교·안보] "개성공단·금강산 재개 곤란… 제재 확고히"
    ④[의혹·해명] 일기까지 공개… 23만 달러 수수설 100% 거짓"


  •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3일 저녁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생방송에 출연해 여러 정치적·정책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23일 저녁 KBS 대선주자에게 듣는다 생방송에 출연해 여러 정치적·정책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솔직히 말씀드려 이 문제(경제) 전문가는 아니다"라는 겸양의 말과는 달리, 우리나라가 당면한 여러 경제 현안들에 대한 넓은 이해의 폭이 돋보였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청년실업·노동개혁·재벌개혁 등 주요 경제 화두들에 대한 핵심을 짚으며, 만약 집권하게 된다면 최고의 전문가·학자들을 모아 경제적 난국 타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자리, 4차 산업혁명으로 양 늘리고… 중소기업 육성으로 질 높이고

    반기문 전 총장은 23일 저녁 KBS 1TV와 라디오를 통해 동시 생중계된 〈대선주자로부터 듣는다〉에 출연해 청년실업·노동개혁·재벌개혁 등 주요 경제 이슈들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이 자리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귀국 이후 주력했던 '대국민 귀국보고' 투어 도중 "짧은 시간이지만 몇 명의 청년 그룹을 만났다"며 "지금 우리 젊은 세대는 부모보다 못 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됐는데, 기성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한 감이 앞선다"고, 청년실업 문제 해결에 최우선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이어 "많은 나라가 이미 4차 산업혁명 대열에 진입했는데, 우리나라는 25번째고 일본은 이미 12번째로 국제사회에 랭크돼 있다"며 "우리나라가 하루 빨리 4차 산업혁명 연구에 투자해, 성장엔진을 재점화하고 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범세계적으로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의 양적 팽창에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일자리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인데, 중소기업에서 활기차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대기업에서 일하나, 중소기업에서 일하나 임금 차이가 많지 않게 해야 젊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중소기업의 임금과 복리 후생 수준을 끌어올려 일자리의 질적 향상 또한 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3일 KBS 대선주자 초청 특별기획에 출연해 노동개혁 추진 방향에 대한 자신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3일 KBS 대선주자 초청 특별기획에 출연해 노동개혁 추진 방향에 대한 자신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사회적 대타협, 노사정위에 맡기기보다는 대통령 직접 관여해야"

    이 자리에서 반기문 전 총장은 청년실업 양산의 한 가지 원인으로 지탄받고 있는 경직된 노동시장의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가 너무나 많이 난다"며 "이제는 모든 사회가 대타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해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해서 사측과 노측이 같이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노사정위원회도 해봤지만, 이제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어딘가에 맡기는 것보다는 직접 관여해서 해법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로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최근의 '최순실 등 민간인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야권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논의하고 있는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반기문 전 총장도 생각의 일단을 드러냈다.

    특히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확실한 보수적 시각을 나타낸 것과는 달리, 시장경제에 일부 '따뜻함'이라는 개혁적 요소를 덧씌운 부분이 적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반기문 전 총장은 "통계를 보니 미국의 억만장자들 중에서 80%는 자기 세대에 창업한 사람인 반면 우리나라 재벌은 80%가 상속"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주고 기회가 박탈된 기분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변칙 상속에 대해서는 과감히 매스를 들이대겠다고 밝힌 반기문 전 총장은 "일감을 몰아준다든지 순환출자를 한다는 것도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앞서서 일자리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나타낸 반기문 전 총장은 이 대목에서도 "불공정경쟁으로 중소기업이 창의성이나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만들어,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기회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