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막말' 역효과 본 文, 표창원 각종 논란 역풍 우려에 '거리두기'
  • ▲ 지난 2015년 12월 27일 표창원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입당하면서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 지난 2015년 12월 27일 표창원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입당하면서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국회 의원회관에 박근혜 대통령의 나체를 표현한 그림이 전시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발 빠르게 강한 유감을 표명해 주목된다.

    문 전 대표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열린 전시회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런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작품은 예술가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표 의원을 정면 비판하며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 지난 2015년 12월 27일 표창원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당원으로 입당하면서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앞서 표 의원은 지난 20일부터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곧, 바이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나체가 묘사된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그림도 전시돼 파문이 일었다.

    이날 문 전 대표가 이례적으로 표 의원을 비판한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특히 표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1호 영입인사'로, 한때 '문재인 키즈'로 분류됐다는 점에서 문 전 대표의 발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문 전 대표가 논란의 그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는 것을 고려해 '강력 비판'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반(反)여성적, 성희롱 논란 파장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린 셈이다.  

    이른바 '김용민 막말'에 대한 학습효과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표의 강력한 지지자이자 나꼼수 진행자였던 김용민씨는 각종 막말 파문을 야기하며 야권의 패배를 견인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씨는 특히 지난 대선을 앞두고 과거 인터넷 라디오 방송에서 "저 출산 해결을 위해 지상파에서 포르노를 방영하고 최음제를 피임약으로 속여서 판매하면 된다", "유영철을 풀어 라이스 전 미 국무장관을 강간해 죽이자"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거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문 전 대표가 20대 국회에서 각종 논란을 야기하는 표 의원이 자신의 대권가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재빠르게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표 의원은 지난해 "포르노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주장한 바 있고, 최근에는 "대통령 등 모든 공직에 최장 65세 정년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 '노인폄하' 논란을 야기했다.

    최근 민주당 내부에선 성적(性的) 발언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은 형수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쌍욕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급기야 문재인 전 대표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여성의 나체 등 낯 뜨거운 장면이 담긴 일본 AV(Adult Video·성인 영상물) 음란물 사진이 게시돼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의 각종 논란이 반복되자 여권은 "성희롱 정당"이라고 맹공을 가하고 있다. 대권 도전에 나선 문 전 대표가 성적 논란을 피해가기 위해 표 의원과 거리두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도 이번 그림 전시회와 관련해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키로 결정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여성적인 측면이 있는데다,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에 전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조속한 처리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이 논란의 그림전시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섰지만, 그동안 터져나온 각종 논란은 이미 주워담을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