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석탄 수출 막히자 주민들에게 비료 만들라 강요…나무 심기·도로 미화까지 강요
  • ▲ 이것이 북한의 '거름 밀어내기 전투'다. 북한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화학비료나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이것이 북한의 '거름 밀어내기 전투'다. 북한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화학비료나 인분을 거름으로 사용한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온갖 물품을 내라고 요구하는 노동당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김정은에 대한 적개심이 커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지난 24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에 대해 적개심을 갖게 된 이유는 올해 초부터 노동당 중앙에서 내려온 각종 공출 명령 때문이라고. 북한에서 ‘사회적 과제’라고 부르는 공출 명령 가운데는 “각 가정마다 인분 1톤 씩 내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주민들이 이제는 더 이상 사회적 동원과 과제를 견디지 못하겠다는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며 주민들의 분노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부담을 노동당 중앙에서 무조건 부과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집단은 지난 2월 15일 ‘새해 첫 전투’라며 각 가정마다 ‘인분 1톤’을 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거름 생산이 끝난 뒤에는 기업소들에게 ‘흙깔이’라는 비료를 만들어 내라는 과제를 내렸다고 한다.

    소식통은 “또 다른 거름 생산 과제인 ‘흙깔이’까지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이유는 올해 농사에 쓸 비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집단은 지금까지 농사에 필요한 비료를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는 대가로 해결해 왔는데, 2016년부터 중국이 석탄의 질을 문제 삼다가 2017년 음력설부터 북한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흥남 비료공장을 돌려 비료를 자체 생산하려 해도 기초 원료인 원유가 필요한데 그마저도 조달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봄철 나무심기 과제로 기업소들마다 구간을 지정해 줬고, 3~4월은 ‘위생 월간’이라며 길거리와 주택 미화작업까지 각 인민반 별로 과제로 내려줬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온갖 과제 수행만 해도 고달픈데 정세긴장을 구실로 등화관제 훈련, 비상소집 훈련도 시도 때도 없이 실시해 정신이 없다”면서 “여기다 국가안전보위성 숙청 사건으로 매일 사람들이 잡혀가면서 사회적 공포도 여느 때보다 높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집단이 이처럼 북한 주민들을 옥죄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피어오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실제 저항은 김정은 집단이 부과한 ‘과제’를 일부러 늦게 처리하거나 고의적으로 부족한 양을 제출하는 등 아직은 소극적인 형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