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DF-21 수준의 대함미사일 없겠지만 대함 순항미사일은 보유한 듯”
  • 美'디플로맷'이 대함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북한 미사일. 美국방부가 말한 KN-17일 가능성이 있다. Kh-35 대함미사일 기술을 스커드 미사일에 적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美'디플로맷'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디플로맷'이 대함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북한 미사일. 美국방부가 말한 KN-17일 가능성이 있다. Kh-35 대함미사일 기술을 스커드 미사일에 적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美'디플로맷' 관련보도 화면캡쳐.


    지난 16일 오전 북한이 시험발사에 실패한 미사일이 대함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美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이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美국방부 관계자의 발언은 지난 17일(현지시간) 美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美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발사 4초 후에 폭발했다”면서 “이것은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한, 1단계 액체추진 로켓을 사용하는 미사일로, 미군은 이를 KN-17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 석좌 연구원은 美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KN-17은 새로운 형태의 지대함 탄도미사일로, 스커드 미사일을 근본적으로 개량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美폭스뉴스의 보도가 나간 이튿날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북한이 발사에 실패한 KN-17과 지난 4월 5일 발사에 실패한 정체불명의 미사일 간에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면서 “북한은 현재 대함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美‘디플로맷’은 “美태평양 사령부에 따르면, 4월 5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스커드’의 개량형이라고 알려졌는데, 발사 후 60km를 비행했을 뿐이나 상승고도는 189km에 달한 뒤 이상하게도 ‘팔랑개비’처럼 떨어졌다”면서 이 미사일 또한 대함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美‘디플로맷’은 이어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단거리 대함 순항미사일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4월 15일 열병식에서 이동식 차량 발사대(TEL)에 실려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같다”고 추정했다.

    美‘디플로맷’은 “북한군 해군의 파란색 위장무늬를 한 탄도미사일은 러시아의 아음속 대함 순항미사일 Kh-35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며, 북한 당국은 이런 장거리 대함미사일 개발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아직은 정밀유도가 가능한, 장거리 대함 탄도미사일을 만들 능력은 갖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美‘디플로맷’의 이 같은 분석은 중공군이 가진 대함 탄도미사일 DF-21 시리즈와 북한의 KN-17, 지난 4월 15일 평양 열병식에 나왔던 미사일의 모습을 비교한 것이다.

    중공군이 보유한 대함 탄도미사일 DF-21은 대기권 바깥까지 날아갔다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목표물을 향하는데, 이때 정밀유도를 위해 인공위성의 유도를 받으면서 탄두에 장착한 추진체로 궤도를 수정한다.

    반면 북한은 군사용 위성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1,000여 기 이상을 보유한 ‘스커드’ 미사일의 경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되면, 탄두가 불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떨어지는데 이때는 요격이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새로운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 美'디플로맷'이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추정한 Kh-35 대함 순항미사일.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美'디플로맷'이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에 기술을 응용한 것으로 추정한 Kh-35 대함 순항미사일.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美‘디플로맷’이 북한 열병식에 나온 미사일 가운데 ‘스커드 개량형’에 응용했다고 지목한 Kh-35 대함미사일은 길이 4.4m, 폭 1.32m에 무게 0.65톤의 아음속 대함 순항미사일이다. 사거리는 기본형 130km, 개량형은 300km다. 한국군도 보유하고 있는 ‘하푼’ 대함미사일과 비슷하게, 발사한 뒤 초저공으로 비행하다 수직상승한 뒤 다시 목표물에 다이빙하듯 내리 꽂히는 방식이다.

    북한 열병식에 나온 것은 ‘스커드’ 미사일 크기다. 美‘디플로맷’은 Kh-35를 도입한 뒤 역설계를 통해 관련 기술을 ‘스커드’ 미사일에 적용했다고 분석했다. 이 분석대로라면, 북한의 대함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수백 킬로미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언론들은 美국방부와 군사전문가들이 북한의 KN-17을 가리켜 대함 탄도미사일이라고 부르는 점을 부각시켜, 중공군의 DF-21과 비슷한 수준의 무기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美국방부나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은 “현재 북한의 행태와 노력 수준에 따라 몇 년 이내에 DF-21에 비해서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비슷한 무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어서, 이를 해석할 때는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