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 급급한 진보진영에 맞서 美 의도 간파할 '스트롱맨' 역설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배치 10억불 발언'에 대해 "좌파정부가 들어오면 코리아 패싱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셰일가스를 대폭수입해 정리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진보진영 정당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의 속내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단순히 사드 배치 철회의 구실로 삼는 것에 대한 비판으로, 국익을 챙길 '스트롱맨'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후보는 28일 MBC에서 실시한 5번째 대선후보 TV토론회에 참석해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이 되면 제일 먼저 칼빈슨호 함상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FTA등 미국과의 현안에 대해 모두 논의하겠다"며 "제가 들어가면 (코리아 패싱을 막고) 미국의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것으로 정리하겠다. 그러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2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배치 비용을 약 10억달러 정도로 추산했다.

    또한 "한국과 교역에서 무역 적자가 크다"며 "끔찍한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재협상하거나 종료하길 원한다"고 언급했다.

    이같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코리아 패싱'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우에 따라 한국을 떼놓고 독자적인 행보를 하기 위해 표면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대부분의 국가와의 마찰을 매듭지은 상태이지만, 북한 핵문제 만큼은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다른나라와의 마찰은 독자적으로 행동해 해결할 수 있었지만, 북핵 문제의 경우 동맹국인 대한민국이 있어 사실상 독자 행동이 쉽지 않다. 북핵 문제를 해결해 외교적으로 성과를 내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가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핵심적인 논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트럼프 정부가 10억달러를 요구하면 지불하면서까지라도 사드를 배치할 것이냐"고 공세를 가했다. 그만한 가치가 없는데 매달린다는 투였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은 물론 국민의당조차 "이런 질문은 무의미하다"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 후보의 진의는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미 (사드를 들여오는 비용을) 안내기로 국방부와 합의가 돼 있다"며 "10억불을 낼 것 같으면 사오면 될 일이라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트럼프가 뭔가 다른 걸 노리고 (10억불을 내라는 말을) 친 것 같다"며 "방위비 분담금 압박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이같은 유 후보의 분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홍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하기 위한 '묘수'로 미국의 셰일가스를 언급한 것이다. 유 후보의 언급대로 방위비 분담금만 놓고 협상한다면 한국이 얻을 것이 거의 없지만, 셰일가스를 수입하는 조건이라면 에너지 자원을 얻을 수 있어 손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트럼프는 사업가이기 때문에 항상 협상을 유리한 위치에서 하기 위해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본다"며 "셰일가스를 사들여 미국에 이익을 안긴다면 트럼프가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내용이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사실 에너지 의존도 문제가 있어 어차피 수입을 해야하는 상황임에 분명하다"며 "조선·해운업이 최근 힘든데 여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