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벤트에 추미애 선공, 정준길 등 반격…"끼리끼리 신난 꼴"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 김성은 한국당 비대위원. ⓒ뉴시스
    ▲ (왼쪽부터) 추미애 민주당 대표, 김성은 한국당 비대위원. ⓒ뉴시스

     

    민주당과 한국당의 때 아닌 '행시(行時)전쟁'이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여야가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개편안 등 굵직한 현안을 처리하지 않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정치권의 전언이다. 

    행시전쟁의 포문은 민주당이 열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지난 1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한국당의 '5행시 이벤트'를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지난 23일 평창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당 시절의 독선 정치. (유)신 시절의 독재 정치. (한)나라당 시절의 독기 정치. (국)민은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당이 5행시 행사를 진행한 이유는 심기일전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달라는 취지다. 그러나 추미애 대표 눈에는 한국당이 국회에서 계류 중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는 덮어둔 채 5행시 행사에만 열중한 것으로 보여진 듯하다.

    추미애 대표 5행시에 한국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준길 한국당 대변인은 즉각 '더불어민주당'으로 6행시를 지었다.

    정준길 대변인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국민들이. (불) 러도 귀 막고 보라고 애원해도 눈 감으며. (어) 제도 오늘도 항시 그래왔듯이. (민) 심을 왜곡하고 남 탓만 하면서. (주) 장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민주당의 구태정치야말로. (당) 장 끝내야 한다"고 받아쳤다. 정준길 대변인은 "품위를 망각한 여당 대표의 5행시 수준을 국민들이 이미 알고 있으니 족함을 알고 그만두기 바란다"며 이같이 6행시를 읊었다.

    민주당을 향한 한국당의 6행시는 계속됐다. 김성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통해 "추미애 대표가 화답해서 나도 6행시를 해보겠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 (불) 안한 안보정책. (어) 이없는 노동정책. (민) 생 더 힘들게 할 포퓰리즘. (주) 사파 전진배치. (당) 당착에 한국당이 막아내겠다"고 읊었다. 김성은 비대위원의 6행시가 끝나자 현장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추미애 대표를 우회적으로 질타하는 한국당의 6행시가 지속되자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한국당이 지금 태연하게 6행시를 지을 때인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회에 계류 중인 추경안과 정부조직개편안 등 처리에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행시전쟁에 일각에선 '끼리끼리 신난 꼴'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추미애 대표가 한국당을 겨냥한 5행시를 읊을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추미애 5행시 공격에 한국당 6행시 반격,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 싸움 꼴이고 개그콘서트의 봉숭아학당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당은) 탁현민 여성비하 논란엔 벙어리처럼 대통령 심기 경호하는 꼴이고 한국당 유치원 이벤트 공모전엔 끼리끼리 신난 꼴"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제기됐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금 풍류를 즐길 때는 아니지 않은가"라면서 "지금은 개혁 과제들이 국회에 산적하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계속 행시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간 정치권이 전반적으로 희화화되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