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2년 연속 우승했는데…" "지금 3등, 찍고 올라가야"생맥주 제조사는 임직원 34명 정규직 채용한 국내 중소기업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한 경제인들과 생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한 경제인들과 생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진DB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의 1등 공신들인 경제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호프타임을 가진 것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나름 의미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저녁, 경제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호프타임 형식의 만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용만 대한상의회장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이 참석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정몽구 회장이 참석하려 했으나, 간담회의 형식이 앉아서 진행되는 차담회가 아니라 스탠딩으로 진행되는 호프타임이라는 것을 전해듣고 고령(1938년생)인 정몽구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 하에 정의선 부회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타이의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들은 생맥주 건배로 자리를 시작했다.

    생맥주는 중소기업 세븐브로이맥주의 수제 맥주인 '강서 마일드 에일'이 제공됐다.

    세븐브로이맥주는 임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는 회사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 중소기업인 오뚜기를 초청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전환을 압박하려는 청와대의 속내가 엿보이는 주류 선정으로 읽힌다.

    하지만 세븐브로이맥주의 임직원 수는 전부 합쳐도 고작 34명으로, 수십만 개의 직간접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대기업과 동일한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맥주와 함께 곁들인 안주는 자연주의 음식을 표방하는 임지호 셰프가 준비했다. 자연주의의 컨셉에 맞춰 테이블 위에는 접시조차 오르지 않았으며, 나뭇가지와 잎사귀를 깐 뒤 그 위에 안주거리를 올려놓는 형태를 취했다.

    안주로는 무를 이용한 카나페, 얇게 썰어 양념한 소고기, 시금치와 치즈 등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들은 생맥주를 마시며 부담없는 소재의 대화를 나눴다.

    지난 대선 선거운동기간 중에 롯데·KIA·NC의 유니폼을 입는 등 프로야구를 유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에게 "두산이 2년 연속 우승했는데 올해는 어떤가"라고 물으며 관심을 표했고, 박정원 회장은 "지금 3등을 하고 있는데, 찍고 올라가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간담회에 초청된 경제인들 중 그룹 차원에서 프로야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사례는 박정원 회장 외에도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이 있으며, 순위는 박정원 회장의 두산 베어스가 27일 현재 가장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동은 2시간 40분 가까이 계속됐다. 당초 예정된 70분을 훌쩍 뛰어넘는 시간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인들 사이의 간격을 가깝게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다.

    식사로는 미역·조개·낙지 등 해산물이 들어간 비빔밥이 나왔다. "함께 어우러지자"는 의미에서 비빔밥을 식사 메뉴로 내놓는 것은 흔히 있는 일로, 이미 반복된 선례도 많다.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 때에도 식사 메뉴로 비빔밥이 나왔으며,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환영만찬을 제공받을 때 미국 측에서도 비빔밥을 곁들였던 적이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