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외화벌이 일꾼들, MOU만 써 달라 사정하기도”
  • 2013년까지 북한이 지정한 경제특구. 이 많은 경제특구에 투자한 외국 자본은 거의 없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3년까지 북한이 지정한 경제특구. 이 많은 경제특구에 투자한 외국 자본은 거의 없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북한이 경제특구에 외국 자본을 유치해주면 투자액의 5%를 커미션으로 준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3일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소식통들은 “북한이 수많은 경제특구를 만들어 놓고 외국인 투자유치에 공을 들여왔지만 대북제재로 외국인 투자가 완전히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은 외국인 투자유치에 도움을 준 사람에게 투자가 확정되는 순간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을 커미션으로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이 말한, 북한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주면 주겠다는 커미션은 5%. 일반적인 벤처 투자유치 컨설팅 수수료가 2~3%인 것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그러나 소식통은 “무슨 일을 해주면 어떤 대가를 주겠다는 것이 북한의 전형적인 유혹 방식이어서 이를 믿지도 않지만 지금 북한에 투자를 하라고 말하면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자들은 북한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면 “북한에서 힘 있는 후견인을 못 만나서 그렇다”는 변명을 둘러대며, 권력층 인사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이 후견인이 되면 망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편다고 한다.

  • 2008년 북한 체신청과 이집트 오라스콤이 공동설립한 이동통신회사 '고려링크'의 광고. 오라스콤은 이 사업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났다. ⓒ통일부 블로그 화면캡쳐.
    ▲ 2008년 북한 체신청과 이집트 오라스콤이 공동설립한 이동통신회사 '고려링크'의 광고. 오라스콤은 이 사업에 2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지만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났다. ⓒ통일부 블로그 화면캡쳐.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다른 중국 소식통은 “어떤 北무역대표는 ‘실제로 북한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일단 투자 의향서(MOU)만이라도 한 장 작성해 달라고 사정하는 사람도 있다”며 “北외화벌이 일꾼들이 외자유치 문제로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北외화벌이 일꾼들이 외국인에게서 받은 투자 의향서가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짜 실적도 대외적으로 발표하는 북한의 선전선동 방식을 잘 아는 北외화벌이 일꾼들은 자신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거짓 투자 의향서라도 받아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오는 9월에 열리는 평양 국제상품전람회를 맞아 북한은 투자유치를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으로 미뤄볼 때 그 어느 때보다 형편없는 결과를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지적과 별개로, 북한은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지옥’으로 불린다. 특히 이집트 오라스콤이 2008년부터 2억 달러를 투자해 북한에 '고려링크'라는 이동통신업체를 차린 사례는 북한의 투자환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대표적 사례다.

    오라스콤은 '고려링크' 설립 이후 엄청난 수익을 벌어들였다. 이에 고무된 오라스콤은 북한에게 이동통신 장비기술과 노하우도 전수했다. 그러자 북한은 '고려링크'의 통신을 방해하고 자기네끼리 만든 이동통신회사를 출범시킨다. 오라스콤은 이후 북한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단 한 푼도 본국으로 송환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이 2013년 12월 세계 언론을 통해 전해진 뒤 북한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거의 사라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