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하얀 도화지 같다는 의미를 잘못 표현해 죄송"같은 발언한 또 다른 배우는 '無반응'.. 때론 인기가 높은 것도 짐?

  • 배우 설경구가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부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춘 설현에게 "백치미가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설경구가 '동료 배우들끼리 서로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나름의 기억법이 있다면 알려달라'는 질문을 받고 "설현에게는 순백의, 백치 같은 미가 있다"고 말해 일부 네티즌들의 눈총을 산 것.

    설현씨는 순백의 모습이 있어요. 일찍 활동을 시작해서 나이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을텐데, 이 친구는 그런 게 없고, 참 '백치' 같은 그런 미가 있어요. 여배우가 '백치' 있는 건 좋은 거예요. '백치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설경구가 언급한 '백치미(白痴美)'라는 말은 사실, 때묻지 않은 '순백의 미'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었다. 마치 하얀 도화지처럼 해맑은 배우라는 의미를 표현한다는 게 그만 '백치미'라는 단어를 내뱉으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하고 만 것.



  • 기자회견 직후 해당 발언이 기사화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설경구가 공개석상에서 무례한 발언을 내뱉었다"며 "당장 사과하라"는 비판 댓글을 달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자연히 언론사에서도 해당 발언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결국 설경구의 말 실수 하나 때문에 기자회견의 화두가 '백치미'로 귀결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진 셈.

    논란이 커지자 설경구는 29일 자신의 공식 팬카페에 글을 올려 "설현씨에 대한 저의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경구는 "좋게 순수하고 하얀 도화지 같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저의 짧은 생각으로 표현이 잘못됐다"며 "설현씨에게 사과 드렸고 언론개별 인터뷰 때에도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겠다"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어제 기자간담회 때 설현 씨에 대한 저의 표현이 적절하지 못한 잘못된 표현이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좋게 순수하고 하얀 도화지 같다는 표현을 하고 싶었는데 저의 짧은 생각으로 표현이 잘못됐습니다. 설현 씨에게 사과 드렸고 언론개별 인터뷰때 공식적으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말하고 표현하는 데 있어도 항상신중하도록 하겠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고 모든 서툰 점 늘 배우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얼마 전에도 동종의 기자회견에서 동료 여배우에게 '백치미가 있다'고 발언한 남자 배우가 또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1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열린 tvN 주말극 '명불허전'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유민규는 "김남길 선배는 존재 자체가 멋있고, 아중이 누나는 백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장에서 엉뚱하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고 그러세요. 평소엔 화사하게 많이 웃어서 예쁘신데요. 순간 촬영 들어갈 때 집중하는 몰입도를 보면 정말 카리스마가 있으세요.


    이에 옆자리에 앉아 있던 김아중은 "제가 평소에 멍하게 있을 때가 많다"고 재치 있게 응수해 위기(?)를 모면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유민규나 설경구 모두 긍정적인 의미로 '백치미'란 단어를 사용했다. 실제로 백치미 같다는 말을 들은 여배우들도 이를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맑고 순수하다는 의미를 강조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백치(白痴)'란 단어를 사용하게 된 두 사람. 그런데 한 사람은 논란에 휩싸여 사과문까지 발표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런 발언을 했는지조차 모르게 관심밖으로 밀려났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설경구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배우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도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듯 하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실감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