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성 CJ E&M 영화사업부문장.
    ▲ 정태성 CJ E&M 영화사업부문장.
    "국내 영화시장 규모는 2014년부터 2조원대에 머물러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정태성 CJ E&M 영화사업부문장은 지난 13일 오전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영화사업 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하며 한국식 글로벌 진출방법으로 '해외로컬영화 제작'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2020년에는 해외에서 자체 제작해 개봉하는 영화 편수를 20편 이상으로 늘리고, 10개 이상 언어로 영화를 만드는 글로벌 제작 스튜디오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CJ E&M은 기존에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총 6개국에서 현지 로컬영화를 제작하거나 직배(직접 배급) 사업을 해왔다. 2007년 한-미 합작영화 '어거스트 러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들 국가에서 총 23편의 해외로컬영화를 제작해 개봉했다. 직배 사업 지역인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일본에 소개한 한국 영화가 총 256편에 이른다.

    이 가운데 '20세여 다시 한번'(중국판 '수상한 그녀')은 역대 한중 합작영화 박스오피스 1위, '내가 니 할매다'(베트남판 '수상한 그녀'), '마이가 결정할게2', '걸 프롬 예스터데이' 등 3개 작품을 베트남 역대 로컬영화 박스오피스 TOP10 안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 정 부문장은 "국내 영화 시장 규모는 몇 년째 2조원대에서 정체 상태다.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 역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해외 시장 공략의 성공 여부는 정체된 국내 영화 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J E&M은 완성작 수출이나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아닌 '해외로컬영화 제작'을 글로벌 진출 해법으로 내놨다. 정 부문장은 "글로벌 배급망을 가진 할리우드 영화는 세계 어디에서도 문화적 장벽이 없지만 한국 영화가 그대로 해외로 수출됐을 때는 언어적,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메이크 판권 판매 역시 실제 제작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드물다. 자본력을 앞세워 유수의 메이저 극장 체인과 제작사들을 사들이는 중국 방식도 모델이 될 수 없다. 한국의 가장 큰 강점인 '크리에이티브 능력'을 기반으로 해당 국가 국민의 정서에 맞는 로컬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임명균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이 나서 준비 중인 해외 로컬영화 라인업을 다수 소개했다. CJ E&M은 올해 5월 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로 터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신규 시장에 뛰어들었다.

  • 임명균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본부장.
    ▲ 임명균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본부장.
    임명균 본부장은 "CJ E&M이 만들어 중국에서 크게 히트한 '이별계약'을 터키식으로 리메이크한 '핫 스윗 앤 사우어((Hot Sweet & Sour)'가 올 연말 개봉을 앞두고 있고 '스파이', '수상한 그녀' 등 10편이 넘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터키는 인접 국가인 중동, 유럽, 남미 등에 콘텐츠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매력도가 높은 시장이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수상한 그녀'의 영어 버전과 스페인어 버전이 각각 준비되고 있다. 영어 버전은 흑인 사회, 스페인어 버전은 미국내 히스패닉 사회와 멕시코를 위시로 한 중남미 국가가 타깃이다. "흑인 및 히스패닉 사회 모두 가족간 유대감이 남달라 '수상한 그녀'의 스토리가 어필할 수 있다."

    이밖에 베트남에서는 베트남 유명 감독인 빅터 부 연출의 '임모탈'이 촬영을 마쳤으며, 베트남판 '써니'가 이번 달 크랭크업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신예 감독 조코 안와르의 공포 영화 '사탄의 숭배자'가 올해 9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오싹한 연애', '써니', '이별계약' 등이 기획 개발 중에 있다.

    CJ E&M 관계자는 "국내 영화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현재 제 2의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20여년간 축적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침체된 국내 영화시장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CJ E&M이 2020년 글로벌 TOP10 문화기업으로 도약하는데 일조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진=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