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즉위 600돌 기념, 여주시-HJ컬쳐 공동제작
  •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불리는 세종대왕이 뮤지컬 무대에서 되살아난다.

    여주시와 HJ컬쳐가 다가오는 2018년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창작 뮤지컬 '1446'을 공동제작한다.

    원경희 여주시장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주는 인구 12만 명 정도 되는 작은 도시이지만 세종대왕 영릉이 있는 곳이다. 이번 뮤지컬 제작을 계기로 다양한 역사 유적지와 연계해 지역 브랜드 이미지를 고취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해외 동포, 외국인 등 많은 이들이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인물로 세종을 꼽는다. 그의 업적을 담은 뮤지컬을 제작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하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그리는 뮤지컬 '1446'의 제목은 한글 창제라는 세계적인 위업을 달성한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해에서 착안했다. 

    조선의 4대 왕인 세종대왕은 인재를 고루 등용하는 이상적인 정치와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에 근간을 뒀던 왕으로 그간 소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개발돼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 작품은 한글을 창제하고 반포하기까지의 세종대왕의 독창적인 리더십과 창의성을 조명하고 세종의 애민사상을 작품 속에 녹여 각박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 여주시와 함께 제작에 참여한 HJ컬쳐는 '빈센트 반 고흐', '파리넬리', '라흐마니노프', '살리에르' 등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뮤지컬을 제작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온 공연제작사다.

    이날 한승원 HJ컬쳐 대표는 "처음에는 너무 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더라. 실제로 세종에 대해 왜곡되거나 상당히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세종대왕의 일대기에는 드라마적 요소나 강렬한 사건, 갈등 구조가 많다. 올해 HJ컬쳐가 5주년을 맞아 의미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담아낼 이야기가 방대하지만 그간 10편의 작품을 만들면서 쌓아온 모든 역량을 발휘해 명품 뮤지컬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주인공 '세종' 역에는 2017 DIMF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박유덕이 맡는다. 역사 속에는 없지만 그의 라이벌로 등장하는 '전해운' 역은 '파리넬리', '샌드백' 등 뮤지컬과 연극을 오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이준혁이 캐스팅됐다.

    세종의 비 '소헌왕후'와 아버지 '태종' 역은 박소연과 김태훈이 출연하며, 뮤지컬 '찌질의 역사', 연극 '아들'에서 활약한 박정원은 '양녕대군-장영실'로 분해 1인 2역을 소화한다. 그 외에 15명의 배우들이 앙상블로 참여해 화려한 액션장면과 군무를 펼친다.

    박유덕 배우는 "세종대왕 역을 맡아 부담스럽기보다는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최근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 가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며 "세종이 백성을 봤다면 저는 배우들과 대본을 백성으로 생각하고 캐릭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 뮤지컬 '1446'은 오케스트라를 활용한 클래식한 현대음악과 국악기 동반 구성을 통해 음악에 한국의 색채를 담아내며, 고증의 형태를 띄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약 70여벌의 의상이 등장할 예정이다.

    특히 세종대왕이 이룬 수많은 업적들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의 업적 뒤에 숨겨진 내면의 고통과 고민을 다루고 그렇게까지 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훈민정음 창제뿐만 아니라 예술, 과학 등 많은 분야에서 뜻을 펼쳤던 세종대왕을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작곡과 연출을 맡은 김은영은 "세종이 어떻게 이런 훌륭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는지에 대한 'HOW'를 다루기 보다는 왜 그렇게까지 한글 창제에 몰두했는지에 대한 'WHY', 이유에 집중했다. 우리가 몰랐던 인간 이도(李祹)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 현재 세종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다.

    뮤지컬 '1446'은 세계시장을 목표로 제작되는 작품인 만큼 시간과 예산 문제로 시도하기 어려웠던 '트라이아웃-브로드웨이 워크숍-본 공연'이라는 단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한글날인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여주시 세종국악당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선보인 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현지 제작 크리에이터와 배우들과의 워크샵을 통해 작품을 발전시켜 내년 가을 대극장 버전의 본 공연을 올릴 계획이다.

    [사진=HJ컬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