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조련사' 파파이오아누 "평창올림픽, 미국식 TV쇼 지양해야"

신성아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7.09.26 07: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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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대사 없이 여러 몸이 결합된 그림의 연속 시리즈로 예술사를 회의감이 생길 때까지 진열한다. 공허함과 죽음이 극도의 세심함으로 이상화돼 있다."

에르베 폰즈 평론가는 프랑스 문화전문지 레쟁록(Les inrocks)에 '2017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위대한 조련사'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그리스 출신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3)가 아시아 초연작 '위대한 조련사'로 '2017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 이하 SPAF·스파프)'를 통해 첫 내한했다.

스파프가 공동 제작에 참여한 최신작 '위대한 조련사'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그는 2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국제합작은 처음이지만 어려운 점은 없었다. 오히려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스파프를 비롯해 아비뇽 페스티벌, 파리 테아트르 드라 빌 등 7개의 세계적인 축제와 극장이 공동제작했으며, 지난 7월 26일 막을 내린 71회 아비뇽 축제에서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다"라며 가장 호평을 받았다.


파파이오아누는 "10명의 출연자가 '인간 발굴'이라는 주제로 예술에 대한 열정을 무대 위에서 매혹적으로 표출한다. 인간이 삶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표현한 작품이다. 제목은 고대 그리스어 '오래된 조련사'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시간'을 뜻한다"며 '위대한 조련사'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작품의 창조 과정을 거치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을 긍정적인 화법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니코스 카잔스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한 구절인 '죽음은 한 자루의 뼈밖에 남겨주지 않는다'를 인용하며 "인생의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해야 한다. 인생을 풍부하게 산다는 것은 항상 투쟁이다"고 덧붙였다.

파파이오아누는 연출가이자 안무가, 배우, 무대·의상·조명디자이너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는 화가와 만화가로 먼저 인정을 받았으며, 1986년 에다포스 댄스 씨어터를 창설해 신체극, 실험 무용, 퍼포먼스를 결합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시각적인 부분이 주는 효과가 매우 강하며, 단순함을 추구한다.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함에 있어 솔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해 주로 음향 효과를 써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많은 시도 끝에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를 사용했다. 인간은 복잡한 문화를 만들어 오면서 잘못된 생산물들이 내던지고 있다. 점점 조용하고 가만히 있는 능력은 사라지고 있다. 여백, 공백을 느낄 수 있는 예술로 회귀하고 싶다. 그게 예술이고 시라고 생각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포스터는 공중에 떠 있는 가죽 신발과 그 밑창에서 나무줄기가 아래로 뻗어난 모습을 형상화했다. '위대한 조련사' 초연 당시 포스터로 썼던 사진으로, 올해 스파프의 '과거에서 묻다'라는 주제를 잘 드러내며 그의 세계관을 그리는 데 방점을 찍는다.

"2년 전 그리스는 시리아에서 온 피난민들 위기를 맞았고, 유럽연합(EU)이 결정하기 전 인본주의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반대로 1세기 전 그리스인들은 각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민자들이었다. 고향을 잃는다는 것, 새로운 땅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가죽 부츠는 떠난다는 것, 뿌리는 그곳에 머문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파이오아누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폐막식 총 예술감독을 맡으며 더욱 유명해졌다. 1000명 이상의 출연진이 동원된 아테네올림픽의 23개 작품은 그의 역량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특히, 개막식에서 어린 소년이 종이배 모양 보트를 타고 홀로 물을 가르는 장면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굴렁쇠 소년'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해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올림픽은 특정한 문화의 창을 여는 큰 기회이다. 독특하고 특징적인 문화와 그 나라의 철학을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다. 서양의 규칙, 특히 미국식 TV쇼를 따라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한국 최고의 예술가들을 고용하고, 상업극에 있는 분들은 지양하길 바란다."


[사진=서울국제공연예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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