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서 "한·미 공조에 우려…막연한 이야기로는 한반도 평화 지켜지지 않아"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북한 동해상 영공 비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뉴데일리 DB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26일 라디오에 출연해 미국의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북한 동해상 영공 비행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뉴데일리 DB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미국은 언제든지 독자적인 군사옵션을 행할지도 모른다"며 '문재인 패싱' 현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은 26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북한의 B-1B전략 폭격기가 북한 동해상의 영공 NLL북쪽으로 비행하면서 우리 공군 비행기의 호위라던지 이런게 전혀 없는 부분은 시사하는바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 미국 B-1B 전략폭격기가 북한 영공인 NLL 위쪽으로 갔다 왔고, 그다음에 뒤이어서 NSC 회의가 그저께 오후에 갑자기 열렸다"며 "그런데 이것이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정말 모를 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청와대가 B-1B 폭격기 출격에 대해 사전에 인지했는지 여부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을 짚은 것으로 보인다. B-1B 폭격기 출격을 사전에 인지했다면 카디즈(KADIZ·한국의 방공식별구역방공식별구역)를 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간 이 경우에는 F-15K등이 호위를 해왔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23일 밤부터 24일 새벽까지 B-1B 전략폭격기를 북한 동해상으로 급파해 무력시위를 벌였다. B-1B '랜서' 폭격기는 미국 공군의 장거리 전략 폭격기로 미군이 보유한 전략폭격기 중 가장 빠르면서도 가장 많은 폭장량을 자랑하는 기종이다.

    청와대는 미국의 전략폭격기 출격 직후 NSC회의를 열고 "우리나라와 사전에 충분히 됐고, 비행 작전과 시기도 공조하에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대통령께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협의내용과 경로에 대한 설명은 함구하면서 "사실상 미국에 통보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기자들로부터 여러차례 받아야 했다.

    결국 지난 25일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NLL 이북의 공해상 작전과 관련해 NLL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한국군이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는 해명을 다시 내놨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여기에 반론을 내놓은 것이다. 전례에 비춰보자면, 미국 전략 폭격기가 우리영공에 있을때만이라도 국군 전투기의 호위가 이뤄졌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결국 미국이 B-1B 전략 폭격기를 띄우면서 한국과 공조가 아닌, 독자적 작전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김 위원장은 "한미 공조가 잘 되고 있는지, 이것에 대해 우려하는바가 크다"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장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언제든지 독자적인 군사옵션을 결단할 수 있는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모든 게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가로 가는 것을 우리가 어떻게 해야 막을 것인지, 우리 스스로 문제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막연하게 '한반도에서 우리 한국이 인정하지 않는, 동의하지 않는 전쟁은 없다' 고 하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이야기를 가지고는 한반도 평화가 지켜지지 않는다"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 등을 통해 언급했던 '북한과 대화 주장'은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공석으로 남아있는 국방부 인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심각한 안보 위기 속에서 군단장 세 명이 현재 공석"이라며 "합참의 전략본부장도 빈자리다. 안보가 스스로 무너지고 있는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아울러 "도대체 무엇 때문에, 왜 이렇게 (문재인 정부가) 군 인사를 늦추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거기다 장병들의 군 복무기간 단축 이야기도 나오는 등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