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회동, 미 당국 승인 있었을 것"…'전술핵 배치' 강조 위해 내달 23일 訪美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DB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뉴데일리 DB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25일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및 미국 육군 대장을 만나 북핵의 안보 현실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이번 만남을 미국 정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다음달 23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대미 외교를 본격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준표 대표는 26일 오전 당사에서 진행한 시도당위원장회의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이 회동하자고 연락이 와 전날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을 만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한미연합사령관의 북핵에 대한 인식과 앞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이 엄중한 현실을 어떻게 본국에 보고하고 대처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났다"며 "한미연합사 사령관과 북핵의 안보현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정치적 결정을 할 때나 군사적 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의견을 듣는 곳이 한미연합사 사령관 등 현지 사령관의 의견으로 판단한다"며 "(한미연합사령관이 보는) 북핵 현실이 이 정부가 보는 눈과 달리 엄중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이자리에서 "한미연합사령관이 야당대표를 만난 것은 제 기억으로는 처음"이라며 "회동 연락은 미국 당국의 승낙이 있어야 한다. 한미연합사령관만의 결정으로 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같은 홍 대표의 발언은 지난 23일 밤 미국이 단독으로 B-1B 랜서 전략 폭격기를 북한 공해상에 띄우는 등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가능성을 보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간 야당은 미국정부의 '문재인 패싱'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왔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를 제쳐놓고 단독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측이 홍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여 만남이 이뤄진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에 "이제 대미 외교를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며 "연휴기간 중 천만인 전술핵 재배치 서명운동에 보다 박차를 가해주실 것을 부탁 말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다음달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의회 관계자 등을 만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전술핵 배치와 관련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먼저 미국의 국무부를 떠올리지만, 국무부는 기본적으로 외교를 주 업무로 하기 때문에 발언도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 의회에서 전술핵 배치에 찬성하는 의원들과 접촉한다면 공감대를 넓히는 등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청와대는 홍준표 대표가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난 것에 대해 언급을 자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는 "홍 대표가 한미연합사령관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저희 당에서 말씀하시지 않겠냐"며 "누가 되고 안되고 제한을 두는 정부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