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면 고수익 가능" 투자자 모집투자자 데려오는 상위투자자에게 수당 지급..다단계 방식
  • 1990년대 초반 '오늘 같은 밤이면', '먼훗날에' 등을 히트시키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가수 박정운(52)이 2,000억대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일보는 26일 "인천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최호영)가 박정운을 사기 사건 연루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하고 지난 3일 그가 대표로 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INNO EnC(이노이엔씨)' 본사를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박정운이 가상화폐 투자사기를 저지른 마이닝맥스(MINNING MAX) 박OO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사기 및 횡령 혐의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OO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가상화폐 '이더리움(Ethereum)'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2,000여억원 중 상당액을 빼돌린 뒤 해외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사기 및 횡령 혐의로 마이닝맥스 고위급 간부 3명이 구속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이닝맥스 사기 사건의 '몸통', 박OO 회장은 자금 세탁 등을 목적으로 다수의 계열사들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는데, 박정운이 대표를 맡고 있는 이노이엔씨도 박 회장이 지난 7월 100억원을 들여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정운이 수차례 마이닝맥스 투자자 모집 행사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던 점으로 보아, 박OO 회장 등을 도와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러시아 이민자 출신 캐나다인 비탈릭 부테린이 2014년 개발한 가상화폐로, 거래 명세가 담긴 블록이 사슬처럼 이어져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박OO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더리움을 채굴할 수 있는 '채굴기(마이닝)'를 구매할 것을 권유하고 채굴된 이더리움 수익을 6:4로 나누자는 제안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익 배분 방식은 신규 투자자를 데려오는 상위 투자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 마이닝맥스 본사는 미국에 있으나 채굴기 운영과 전산 관리 등은 국내에서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약 49조원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