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탈북자 신상 밀고해 20여 명 체포…양강도 혜산시 거주”
  • 'TV조선'은 지난 10월 22일 "30대 탈북자 부부가 거액을 들고 재입북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40대 탈북자 부부가 또 거액을 지참하고 재입북했다고 한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 'TV조선'은 지난 10월 22일 "30대 탈북자 부부가 거액을 들고 재입북했다"고 보도했다. 최근에는 40대 탈북자 부부가 또 거액을 지참하고 재입북했다고 한다. ⓒTV조선 관련보도 화면캡쳐.


    최근 북한 양강도에서는 재입북한 부부가 北보위성에게 한국 내 탈북자들의 신상정보를 알려주면서 수십여 명이 검거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7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이 최근 재입북한 손 모 씨 부부의 제보를 토대로 혜산시에서 주민 20여 명을 긴급 체포했다”면서 “손 씨 부부가 다음에는 누구를 지목할지 몰라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고 현지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 씨는 부인의 성(姓)이었다. 그는 “이들 부부의 제보로 긴급 체포된 주민들은 탈북자 가족이거나 지금까지 한국과 전화 통화를 했던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며 “체포된 주민들은 한국과의 연계 혐의로 엄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의 신상정보와 이들의 가족에 대한 정보를 北보위성에 밀고한 손 씨 부부는 지난 10월 말 재입북해 양강도 혜산시로 돌아왔다고 한다.

    손 씨 부부는 재입북하면서 50만 위안(한화 약 8,250만 원)을 노동당에 바치고, 이것으로도 모자라 현재 한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와 동향을 당국에 밀고했다고 한다. 손 씨 부부는 그 덕에 혜산시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를 배정받아 여기서 살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들의 제보로 20여 명이나 보위성에 체포되자 주민들은 ‘사람 잡는 부부’라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손 씨 부부의 정체와 관련해 한 탈북자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5년 전에 하나원에서 같이 나온 탈북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그가 재입북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손 씨는 올해 37살로 충남 천안에 살다가 2017년 인천으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손 씨는 평소 직업이 없이 놀았다고 한다. 그런데 40대 초반인 그의 남편이 최근 창업을 핑계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주변 지인들의 돈을 빌리고, 살던 주택도 정리한 뒤 조용히 사라졌다고 한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손 씨의 남편 또한 13년 전에 탈북해 한국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 적응을 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5년 전에 한국에 온 손 씨와 만나 살림을 차렸지만 사회적응을 못해 가정불화가 잦았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은 “소식통들은 北보위성이 탈북자들을 상대로 재입북 회유 공작을 하고 있음이 현실로 드러났다며, 손 씨 부부가 탈북할 때부터 보위성의 끄나풀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들은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낙오자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22일 ‘TV조선’은 “30대 탈북자 부부가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은행 대출까지 받은 뒤 재입북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이들이 북한으로 챙겨간 돈은 1억 2,000만 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손 씨 부부’ 또한 재입북하면서 노동당에 8,000만 원이 넘는 돈을 상납했다는 점으로 볼 때 북한의 탈북자 재입북 회유는 북한 체제의 우월성 선전과 탈북자 소탕뿐만 아니라 외화벌이까지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