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공익성 부문서 낮은 점수 받은 것으로 분석방통위, 이달 중으로 전체회의 열어 재허가 여부 결정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뉴데일리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뉴데일리
    지상파 3사(KBS·MBC·SBS)가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모두 기준 점수(650점)에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아 '수치상으로' 탈락 위기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청권 피해 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조건부 재승인'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지만, 사상 초유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송사들이 일제히 '탈락 점수'를 받아들었다는 점에서 내부적인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 재허가 심사위원회 심사 결과 SBS는 647점, KBS1은 646점, KBS2는 641점 등으로 모두 재허가 기준 점수인 650점을 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는 3사 중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616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지역 MBC 중에선 대전 MBC가 유일하게 기준치에 미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방송법에 의하면 지상파사업자는 3년에서 5년 사이로 방통위가 진행하는 재허가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방통위는 1,000점 만점 중 650점 미만을 받은 사업자에 대해선 '조건부 재허가' 또는 '재허가 거부'를 의결할 수 있다. 지상파 3사는 4년 전 실시된 재허가 심사에서 모두 700점 이상을 받아 4년짜리 재허가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재허가 심사에선 방송사로서 공적 책임을 다하고,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확보했는지 여부에 대한 집중적인 심사가 이뤄졌고, 사내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경영능력 측면에서 면밀한 평가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파업 사태'로 상당 기간 정상적인 방송을 하지 못한 양대 공영방송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사장임명동의제'까지 도입하며 나름대로 경영 쇄신에 나선 SBS가 기준치를 밑도는 점수를 받은 점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KBS는 8일 오후 "아직까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구체적인 재허가 심사 진행 상황이나 예상되는 결과에 대해 정식 통보 받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힌 뒤 "심사 결과에 대한 회사 차원의 대응은 결과를 통보 받은 직후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가기간방송에 대한 심사 평가가 법과 제도에 근거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릴 방침"이라면서 "일부에서 거론하는 대로 '지난 4년간의 방송평가에 대한 점수가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심사위원들의 개인적 평가 점수가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낮게 제시됐다'면 이에 대한 소명을 법적 절차를 통해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와 SBS 측은 "방통위로부터 정식으로 심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듣거나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아직 심사가 진행 중인 만큼, 차분히 심사 결과 통보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방통위는 이달 중으로 전체회의를 열어 지상파 3사에 대한 재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